월요일에 출발해 화요일 밤에 도착한 튀르키예에서 세 번째 아침을 맞습니다. 한국 문화 교류 프로그램 둘째 날이자 마지막 날인 오늘은, 청년들을 튀르키예 현지 사람들의 집으로 보내 홈스테이를 하는 날입니다.
홈스테이가 한국에서는 낯선 문화이다 보니, 저 또한 선교사님께서 홈스테이를 경험하게 하자고 했을 때 마음 한켠에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청년들을 홈스테이할 집에 배정하면서도, 각 집의 가족 구성원과 유의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청년 둘 이상으로 인원을 배정한다거나, 카톡으로 상황 보고 하도록 신신당부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현지 문화가 익숙한 분들에게는 호들갑처럼 보일지 모르나, 청년들을 담당한 교역자로서 조금 과하더라도 안전을 챙기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청년들을 각 집으로 다 보내고 난 뒤, 방금까지 북적이던 행사 공간을 정리하고 혼자 그곳에 있는데, 마음속에 미묘한 감정이 일렁였습니다. 허전함인 것도 같고, 외로움인 것도 같고, 걱정되고 염려되는 마음인 것도 같고,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봤자 고작 하룻밤, 몇 시간 후면 다시 만날 텐데, 다들 그렇게 어리지도 않고, 혼자 보내지도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마음 한켠에 마치 아이를 밖에 처음 내놓은 것 같은, 부모님의 걱정과 허전함이, 불안과 염려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선교사님과 차를 타고 제가 하루 묵을 집으로 향하면서도 머릿속에 청년들 생각뿐인 저를 보며, 왜 이렇게까지 허전한 것인지, 왜 이런 생각과 감정이 드는 것인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답은 너무나도 간단했습니다.
“내가 청년들을 생각보다 많이 사랑하는구나”
사역을 시작하고 청년부 부지도를 맡게 되고,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서, 사실 이 자리가 너무 익숙해지고, 청년들과 함께하는 것도 너무 자연스러워져서, 이제는 물 흐르듯 청년부 사역을 하고 청년들과 관계하면서, 조금은 무뎌진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내가 청년들을 정말 사랑하는지, 스스로 자책하며 더 사랑하는 마음을 달라고 구하기도 합니다. 또 선교지에서는 특히 빨리 결정해야 할 것이 많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기에, 때로는 청년들에게 조금 딱딱한 말투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잘 이해 해주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사실 정말 내가 청년들을 사랑하고 있나,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청년들을 보내고 혼자 있으면서, 선교사님들과 대화를 하면서도 제 머릿속에는 아이들이 가득한 것을 보면서, 저는 참 서툴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청년들에게 좋은 전도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가 정말로 청년들을 사랑한다는 것을, 하나님이 제게 그런 마음을 부어주신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루 묵을 집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어서, 미리 받아놓은 청년들의 겉옷 빨래를 한데 모아 세탁을 하고 하나하나씩 개면서,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그 마음이 더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티셔츠를 하나씩 갤 때마다 한 명씩 떠오르며, 괜히 웃음도 나고, 한명 한명의 앞날을 생각하며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참 귀한 청년들을 제게 맡겨주셨다는 것이, 큰 기쁨이고 감사함임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제게 왜 이런 마음을 주실까 생각해 보니, 먼 타지에 자녀들을 보내고 걱정하며 기도하고 있을 부모님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기도로 인해, 부모님 대신 보호자의 역할을 하는 제게 그런 마음을 주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그것은 청년들을 향한, 그리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기도 합니다. 한명 한명 너무나도 귀하게 여기시고 사랑하는 그 마음, 온 신경이 그분의 자녀들에게 집중되어, 모든 우리의 손짓과 발짓, 우리의 기도에 반응하시는 분, 그분의 사랑이, 그 마음 안에서 엿보였습니다.
사랑합니다. 청년들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고, 이 글을 읽는 성도님들을 사랑합니다.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오직 그분의 자녀 한명 한명을 모두 사랑하시는, 그분이 부어주시는 마음 때문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까지, 아들을 내어주기까지 사랑한 그 사랑 때문입니다. 결국은 길고 긴 글을 돌아, 다시 또,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의 사랑에 푹 젖어 글을 씁니다. 읽은 모든 분의 마음 가운데도, 그분의 사랑의 단비가 젖어 들길 소망합니다.
남은 일정도 하나님 부어주시는 사랑으로 청년들과 함께 잘 마치고 가길 소망합니다. 오직 사랑을 부어주시는 그분께 기도함으로만 가능한 일입니다. 귀한 청년들을 위해, 또 부족하지만, 그 청년들을 맡은 교역자들을 위해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