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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의지할 준비, 선교의 첫걸음

작성자: 석상윤

54교구 청년봉사단의 출국 시기는 보통 7월 초나 중순쯤으로 잡습니다. 대학생이 많은 청년부 특성상 학교가 보통 6월 중순에서 말쯤 종강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시험 기간에는 아무래도 선교에 많은 힘을 쏟기가 어려워, 끝나고 1~2주 정도의 준비 기간을 더 가지고 선교를 떠납니다.

이번 튀르키예 청년 봉사단은 현지 상황 때문에 이례적으로 청년들이 종강한 바로 다음 주 월요일에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평소보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교역자들도 평소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고, 청년들도 마음이 다소 분주해 보였습니다.


출국 직전까지 준비 모임을 가졌다[사진 나욱도]

준비가 덜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사람은 불안합니다. 특히나 청년봉사단이라는 다소 무게 있는 이름을 짊어지고 떠나는 여정 같은 경우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내 몫을 다 해내고 싶다는 생각에 조급해지는 건, 청년들이나 교역자나 같습니다.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면서도, 어느새 다시금 문제를 끌어안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또다시 덜 준비된 것들을 체크하며, 여러 가지 상황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걱정이 되면 기도하라는 뜻이라는 말이 떠올라, 잠시 덜 준비된 것들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 몸을 실은 비행기에서 평소보다 촉박한 일정을 허락하신 하나님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수가 있으실 리 없는 하나님께서, 이번 청년봉사단에 허락하신 이 특별한 여정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진 홍윤서]



준비 안 된 모세를 부르시는 하나님, 준비된 다윗을 도망 다니게 하시는 하나님, 준비 안 된 요나를 부르시는 하나님, 준비된 요셉을 기다리게 하시는 하나님. 준비가 잘 되어야지만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우리의 상식과는 달리, 이상하게도 성경 속 하나님의 역사의 중심에는 많은 경우 준비 안 된 이가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준비 안 된 이를 하나님이 찾아오시고, 쓰고자 하실 때, 놀라운 역사들이 일어나는 것을 봅니다.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하나님을 의지할 준비가 다 되었다는 의미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 그것은 그 부족함을 넘치도록 채우실 하나님을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상황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어쩌면 이번 청년봉사단 가운데, 하나님이 그분이 더 의지하길, 그분께 더 기도하길, 그분을 더 바라보길, 원하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그분이 친해 채워주시겠다는 선포가, 마음속에 잔잔히 울려 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최근에 한 청년에게 해준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전도사님 저는 너무 부족하고, 너무 모자라고, 참 안 변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뛰어나고 신앙생활을 잘하는 청년들을 보면 너무 부럽고 제가 작아집니다.”라고 제게 말해오는 청년에게 제가 이렇게 대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난 그것을 아는 것이, 하나님이 사람을 쓰시는 유일한 조건이라고 생각해. 하나님께 쓰임 받기 위해서는 어떤 뛰어남도 능력도 필요하지 않아. 나는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분께 나아가는 것이, 하나님께 쓰임 받는 유일한 조건이야.” 지금 생각해 보니, 어쩌면 그것은 하나님이 그 청년을 통해 제게 해주시는 말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습니다. 부족하기에, 준비가 덜 되었기에, 하나님의 일하심은 더욱 드러날 것이고, 그분의 채우심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준비 안 된 내가 아닌, 그 이전부터 이미 준비하신 하나님을 보니, 비행기 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평안함을 느낍니다.

매년 가는 선교이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이 일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믿습니다. 하나님이 교회를 통해, 성도님들을 통해 이 선교를 준비하셨고, 청년들이 그것을 누리러 떠납니다. 그 누림은 해외의 새로운 문화의 누림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나보다 먼저 앞서 준비하시는 하나님을 누리는 여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79명의 청년이 모두 이곳에서 그 하나님을 누리는 경험을 하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또 한 세대의 하나님을 붙들고 사는 그분의 귀한 백성들이 준비되길 소망합니다. 그래서 이들이 믿음의 선배들이 이어온 이 신앙의 유업을 더욱 잘 이어가고 풍성히 만드는 다음세대 되길 소망하며 2024년 튀르키예 선교 첫 발걸음을 뗍니다.

이 청년들이 튀르키예 땅에서 잘 쓰임받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기도 부탁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원문: 서울광염교회 광염게시판 (2024.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