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부와 함께 단기봉사를 여러 차례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만 이번 케냐 봉사단에는 예년과 달리 특별한 일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저희 청년들이 한국음식을 만들어 케냐 현지인들에게 대접하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사역을 마치면서 마지막 날 저녁에 현지 캠프의 부엌을 빌려 아침부터 한국음식을 만드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메뉴는 소고기 찜, 감자채입니다. 먼저 소고기는 현지 조달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전날하기로 했었지만, 하루 미루어 진 것은 준비된 소가 갑자기 도망을 치는 바람에 부득불 하루 연기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에 마사이족이 미리 준비한 소 한 마리를 몰고 옵니다. 그리고 저 쪽 한 곁에서 마사이족에 의해 준비가 진행되었습니다.

<400인분을 위한 소가 옵니다.>
다른 청년들이 캠프 내 학교학생들과 축구를 하고 또 교실에서 액티비티를 하는 동안, 부엌에서는 맡은 청년들이 분주하게 감자를 또 양파를 깎고 썰고 합니다. 주방장 현지인이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본인이 오늘 하루 일을 안 해서 좋기는 하지만 400인분을 만들어 6시에 배식을 시작해야 하는데 한국의 청년들이 잘 하고 있는지 왠지 걱정하는 빛도 보입니다.




도축된 소고기가 왔습니다. 현지인 마사이족 한 분과 청년 한 명이 요리하기 좋게 자르는 일이 계속되었습니다. 시간 내에 할 수 있을까? 이러다가 저녁이 아니라 다음 날 아침에 먹게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 속에서 열심히 열심히 일을 합니다. 그러다 지치면 화이팅을 외치고 또 시작합니다.


<고단하고 지칠 때면 화이팅을 합니다.>
드디어 부엌에서 고기를 넣고 삶기 시작합니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한 양념장이 캐리어 하나에 가득한데 다 쏟아 부었습니다. 시골에서 보던 그 아궁이로 장작을 밀어 넣어 활활 끓입니다. 한 참을 애쓰고 열심히 준비한 덕에 겨우 겨우 거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준비를 완료하고 나서 이 일을 책임지고 진행한 양혜정 청년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함께 준비한 청년들이 세리모니를 합니다.


뜨거운 부뚜막에서 배식준비도 마칩니다. 밖에서는 캠프내 학교 아이들이 식사 시간을 기다립니다. 이들에겐 이미 한국인 형 누나 언니들이 한국음식을 만들고 대접할 것이 공지되었고 간절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배식이 시작되고 또 수 년에 한번 마실까 말까 한 콜라와 환타가 주어집니다. 어릴 적, 소풍 갈 때 즉 일 년에 한두번 겨우 마실 수 있었던 콜라 생각이 났습니다. 그 때 참 신기한 맛이었습니다.




400인 분의 배식이 무사히 끝났습니다. 학생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맛있게 들어 주었습니다. 케냐학생들로부터 한국음식이 참 맛있다는 찬사가 들립니다. 이들에겐 한국에서 온 대학생 형, 언니들이 한국음식을 만들어 주고 청량음료를 주면서 함께 예수를 나누며 꿈을 이야기 했던 2018년 어느 날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에겐 낮에는 킬리만자로의 하얀 설산이 보였고, 밤이면 셀 수없이 흩뿌려져 있었던 별이 빛났던 케냐의 ‘나망가’, 그리고 그런 별 하나 하나 처럼 유난히 반짝였던 케냐 아이들의 눈망울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