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은 승주의 간청이었습니다. “목사님, 꼭 가고 싶어요” 4월 말 찾아온 청년의 이야기에 “너희가 다 준비해 두어야 갈 거야”라고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승주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습니다. 청년은 함께할 리더 홍균이를 데려왔고, 가고 싶은 친구들이 벌써 수 명이 된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분주한 일정이 예상되는 여름 사역 기간 담당 사역자로서 염려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 열정과 마음을 봐서라도 응답했습니다. “그래, 가자!”
대신 7월 중순까지 제가 해외에 나가 있는 동안 많은 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그렇게 준비는 하나하나 구체화되었습니다. 7월 10일 스리랑카에서 돌아온 아침, 삼척으로 떠나기 며칠 전 구성된 시간표와 사역 배분을 보니 진심이 가득했습니다.
사역의 경중, 하나님 앞에서 한 영혼의 무겁고 가벼움이 어디 있겠냐고 말하지만, 어린 청년들 입장에서는 ‘적당히’라는 단어를 떠올릴 법도 합니다. 하지만 청년들은 달랐습니다. 마음을 담았고, 하고 싶은 일을 알차게 꾸려냈습니다.
리더를 맡은 청년들은 여러 번 찾아와 “목사님, 귀찮게 해서 죄송해요”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역자를 귀찮게 하는 건 어떻게 보면 사역을 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저희 진지해요, 목사님”이라는 마음이 담긴 까닭입니다. 표현은 안 했지만 ‘참 잘 자랐다’ 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청년들을 지켜본 담당 목회자가 가질 수 있는 자긍심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전날 이런 내용이 담긴 글에 다음과 같은 격려를 더해 청년들을 축복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오늘 오후쯤 되니 실감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가는구나. 설렘을 느낍니다. 출발 몇 시간을 앞둔 지금, 감사한 마음 가득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돌아올 열매가 어떠할지 보이지는 않으나, 함께한 청년들의 수고와 헌신, 사역자를 채근해서 나아가는 그 열심이 귀하고 기특해서 하나님이 은혜 주시고 복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준비하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3일간 사역을 시작도 안 한 이 밤이지만 여러분의 인생은 하나님이 잘되게 하실 겁니다. 담당 목사로서 느낀 점을 왠지 풀고 싶었습니다. 사랑해요, 내일 만나요. 굿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빌립보서 1:6)”
부푼 마음으로 나아간 청년들은 드디어 오늘(29일) 삼척에 도착했습니다. 삼척소명교회를 담당하는 고진용 목사님은 4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한 삼척 전도팀을 두 팔 벌려 환영해주었습니다. 함께하는 청년들에게 우리교회를 통해 일어난 아름다운 일들을 전했습니다. 시골 교회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귀한 목회자입니다. 예배당에 앉아 정면에 새겨진 “근신하라 깨어 기도하라”는 말씀을 보며 잠잠히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37도가 되는 뜨거운 여름, 청년들은 숨 고를 틈도 없이 전도 도구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한국교회 사랑이 담긴 전도지와 전도부채, 건빵 등을 넣었습니다. 따로 준비해 온 간식, 동전 파스와 같이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물품도 빠질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키트를 보며 고 목사님이 말했습니다. “역시 서울광염교회 키트 만드는 건 따라갈 수가 없네요”
오후 4시가 넘어 네 팀으로 나뉜 청년들이 소명교회 주위로 퍼져나갑니다. 때로는 운행하는 차에 타고 계신 어른을 초대하기도 합니다. 열리지 않을 것만 같은 문이 열리고 어르신에게 금요일 전도잔치에 오시라고 간청하기도 합니다. 손녀같이 봐주시며 격려해주셨다는 간증을 하는 청년도 있습니다. 너무나 뜨거운 여름날이었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청년들의 열정을 보았습니다.
수요예배가 있는 오늘, 청년들은 소명교회 성도들과 함께 예배하며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내일을 준비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아마 청년들은 오늘 오겠다고 하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곱씹으며 잠자리에 들테지요. 그렇게 오늘 밤도 저물어갑니다.
세상에 많은 기쁨 중 가장 큰 기쁨은 역시 사람을 키우는 재미인 것 같습니다. 때로 더뎌 보일지라도 우리 주님은 분명히 일하고 계씹니다. 사랑하는 우리교회 성도님들이 자라게 하는 콩나물 청년들은 다음세대를 책임지고 성장시킬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삼척 국내전도여행에서 아름다운 역사가 넘치기를, 우리 팀 가운데 하나됨의 기쁨이 넘치기를 기도해주십시오. 사랑합니다.


[사진 이헌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