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태국 펫차분에서 보내는 마지막 사역이 진행되는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갈 곳은 우리팀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펫차분에서 버스로 한 시간 정도 가야하는 곳에 있는 컹본이라는 곳입니다. 이곳은 시골이라 불리던 펫차분보다 더 시골인 곳, 선교사님의 말에 따르면 땅 끝에 있어 외지인의 발걸음이 닿지 않는 곳이라고 합니다. 2025 54교구 태국 청년봉사단 4팀이 오늘 그곳으로 갑니다.
사실 오늘 일정은 시작하기 전부터 긴장이 많이 되는 일정이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계획한 모든 것이 시작도 하기 전에 틀어진 날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오늘 오전 일정은 컹본 지역에 있는 학교에 방문하여 아이들을 위한 사역을 하는 것과, 오후에는 컹본 교회에 방문하여 불고기와 된장 찌개로 성도님들을 섬기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위해 준비한 것이 많습니다. 학교 사역을 위해서 청년들이 땀 흘려가며 많은 공연을 준비했고, 아이들과 나눌 재미있는 활동도 많이 준비했습니다. 펫차분에는 식자재 구입이 어려워서 방콕에서 펫차분으로 가는 날에 들린 마트에서 컹본 교회에 대접할 음식 재료들도 모두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급하게 일정이 변경되었습니다. 방문하기로 했던 학교는 급작스럽게 방문 취소 통보를 하였고, 컹본 교회에서는 음식은 교회에서 섬길테니 다른 학교와 교회에서 했던 것처럼 공연과 활동으로 섬겨주면 안되겠냐는 것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에서 태국으로 올 때, 처음 계획된 대로 딱 맞게 활동 준비물들을 준비해서 왔기 때문입니다. 섬기고픈 마음은 가득한데, 준비물이 없어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준비부터 시작해서 너무 큰 섬김으로 4팀을 지탱해준 장세혁 팀장, 그리고 다섯 개 조의 조장 김민주, 성우진, 이정인, 조성민, 최민솜 청년이 비대위원으로 모였습니다. 우리팀은 다섯 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활동과, 우리팀의 베이스캠프인 치윗니란교회에서 하는 활동, 크게 두 종류의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각각 활동에는 4개에서 5개의 부스 활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10개 정도의 활동을 한국에서 준비한 것이지요. 우리가 준비한 모든 활동의 남은 준비물들의 전수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부채는 몇 개가 남았는지, 클레이는 얼마나 남았는지, 하나하나 세어 작전을 짜기 시작했고, 그 끝에는 마지막 날에 방문할 학교와 컹본 교회를 섬길 활동이 모두 새롭게 구성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준비와는 다르게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을 때 펫차분에서 모든 일정을 함께 한 오선미 선교사님이 조용히 와서 말합니다. 컹본 교회가 있는 곳은 무척 더운 곳이며, 에어컨도 없고, 벌레도 비교도 못할 정도로 많다는 것입니다. 걱정이 많이 되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였고, 마지막 날 아침, 컹본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버스는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부지런히 달려 컹본으로 우리 사역의 장소를 옮깁니다. 그런데 가는 길이 심상치 않습니다. 버스가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할 정도로 길이 험해집니다. 무릎 위에 올려놓은 노트북으로 글을 쓰기 힘들 정도로 버스는 흔들리고 또 흔들립니다.

[사진 김은택]

그렇게 도착한 첫 번째 학교는 참 작았습니다. 정말 작았습니다. 첫 번째부터 네 번째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기본이 300명입니다. 그런데 이 학교는 참 작았습니다. 이 학교에는 전교생이 함께 모여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강당과 같은 공간도 없었습니다. 여기서 무대를 꾸미면 좋겠다고 안내해준 곳은 공연팀이 다 올라가지 못할 정도로 작았습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걱정하다 학교에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운동장의 잔디가 너무 아름답고, 뒤에 있는 수풀이 너무 좋으니 그곳을 배경 삼고 무대 삼아 행사를 진행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급하게 무대를 세팅하고 이제 사역을 시작하려는 순간,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가장 서둘러 움직이는 사람은 이 학교의 선생님들입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이 지역은 한 번 비가 오면 적게 내리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둘러 비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 하는 것입니다. 기도했습니다. 비를 멈춰달라 하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마음을 모아서 모두가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참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정확히 공연을 시작하려 했던 시간, 그 시간이 되고 첫 번째 공연팀인 무언극팀의 노래를 틀자 비가 그친 것입니다.














4팀의 워십팀이 준비한 찬양 중 하나는 제이어스의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찬양을 준비했습니다. 그 찬양의 가사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온 땅 위에 충만한
크고 놀라운 이름
모두 알게 되리라
살아계신 하나님
그를 이길 자 없네 크신 위엄 높이세 Oh-oh! Oh-oh!
교장 선생님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학교를 방문한 외부 사역팀은 우리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만난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하나님께서 우리를 왜 여기로 인도하셨는지를 느낍니다. 날씨를 주관하시고, 만날 사람들 만나게 하시고, 멋진 무대와 배경도 선물해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자연’이라는 무대와 배경으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한 순간을 사진으로 나눕니다.




























[사진 류수정]




오전 사역을 마치고 오후 사역이 진행되는 컹본 교회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여기는 버스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길이 좁은 것은 물론 비포장 진흙길에, 물을 많이 먹어 지면 상태가 아주 나쁜 상태였습니다. 컹본 교회에서 픽업 트럭이 출발했습니다. 총 세 대의 픽업트럭이 4팀 청년들과 사역의 도구들을 옮깁니다. 그렇게 방문한 컹본 교회에서 잠깐 재정비를 한 후, 오후 사역을 준비합니다.
컹본 교회 사역은 사실 계획에 없던 사역입니다. 계획에 없던 사역이기 때문에 활동도, 준비물도 없는 형편이었지요. 전날 비대위를 통해 준비물을 파악하여 구색을 갖추긴 했지만 아쉬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오전에 인도하신 학교에 아이들이 적어서, 결과적으로 너무나 풍성하고 행복한 사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역이 모두 마친 후, 컹본 교회 분들이 말합니다. “너무나 신기하다. 날씨가 이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근래 가장 시원한 날씨이다. 벌레가 없는 것도 신기하다. 한국팀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벌레가 많이 너무 걱정이 많았는데, 벌레가 하나도 없는 날씨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는 하루가 우리팀에게 허락되었습니다. 그를 이길 자 없음이 참으로 우리의 고백이 된 하루입니다. 컹본 교회에서 사역을 모두 마치고,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카메라에, 그리고 마음에 담습니다. 이렇게 사역을 마치고 치윗니란교회로 돌아오니 9시가 넘습니다. 11시가 넘는 시간까지 청년들과 나눔을 하고, 치윗니란교회 성도님들과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으며 하루를 마칩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