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올리기+ 설교 올리기+ 글쓰기

‘정말’ 생명의 쌀!

작성자: 이재훈

# 숲길 도랑 쌀포대

다딩은 너무나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출렁다리를 건너고 언덕을 올라 도착한 다딩 비져여(승리) 교회, 그곳에 펼쳐진 산골마을 불빛들이 하늘의 반짝이는 별보다 더욱 아름다워 보입니다. 아마도 그 불빛은 생명이 살고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도 많고 미소가 참 순수한 네팔 사람들. 그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네팔 땅의 소중한 생명들입니다.

다딩 비져여 교회 마당에서 보이는 전경이다. 산의 면을 따라 마을의 빛이 반짝이고 있다. [사진 김찬혁]

다딩에 도착했던 지난 밤, 우리는 어두운 숲과 고랑을 지나서 정말 험하고 긴 산길을 따라 25kg쌀 포대 약 180개를 날랐습니다. 교회에서 험한 길을 따라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창고에 300만원어치의 쌀포대가 쌓여있었습니다. 간밤에 이곳에 둔다면 도난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날 밤 우리는 온 힘을 다해 쌀포대를 교회로 옮겼습니다.

쌀을 옮기는 길은 정말 위험했습니다. 낮은 양철 판자 지붕 좁은 길 사이를 간신히 지나고 한 사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숲이 우거진 길을 걸어야했습니다. 그리고 깊은 도랑이 나왔습니다. 아래로 3미터 정도 깊이 파인 도랑의 넓이는 2미터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그 도랑의 모서리를 따라 무거운 쌀포대를 날라야 했습니다. 다딩 비져여(승리)교회 교인들과 우리 청년팀이 모두 힘을 합하여 쌀포대를 날랐습니다. 어둔밤 25kg의 무게를 이고 험한길을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현지 남성분들 뿐만 아니라 현지 아주머니들, 아이들도 쌀을 저마다 하나씩 능숙하게 이고 나르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두 개 씩 이고 가며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힘이 들어 절반은 다음날 하기로 하고 일단 철수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쉬는 동안 교회에 쌀에 하나 둘 계속 쌓이는 것이었습니다. 네팔 사람들이 쉬지 않고 끊임없이 쌀을 날랐던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우리도 다시 힘을 냈습니다. 다시 어둔 길따라 좁은 양철 지붕 사이로, 숲속으로, 도랑을 건너 쌀을 옮겼습니다. 그렇게 오늘 하루 다 나르지 못할 것만 같았던 쌀 포대 약 180개를 모두 다 옮겨 놓은 것입니다!

카트만두에서 3시간 떨어진 다딩 지역에 도착한 팀원들이 쌀을 나르고 있다.





# 산속 샤워

우리는 이날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내일 있을 생명의 쌀 나누기 축제를 생각하며 모두가 기쁨의 박수를 쳤습니다. 아무리 물을 많이 마셔도 화장실을 갈 일이 없을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이제 씻어야 하는데, 이곳 다딩 비져여 교회에서는 씻을 곳이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남자들은 말 그대로 풀이 우거진 산을 타고 10분 정도를 올라가 산 속에서 내려오는 물로 샤워를 해야했습니다. 여자들은 교회 앞 마당에 천막을 치고 그 안에서 씻어야 했습니다. 남자들은 함께 산으로 올라 약수터처럼 물이 나오는 한 지점에 멈춰 섰습니다. 어두운 가운데 몇 사람은 빛을 비춰주고 몇 사람은 옷을 다 벗고 약수터처럼 흐르는 그 물로 몸을 씻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습이 정말 어디에서 볼 수 없는 이상한 모습이었습니다. 새까만 밤에 산속에 옷을 다 벗고 씻는데 어둠 속에 빛을 받아 벌거벗은 팀원들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것 같은 재미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고 장난치며 이 특별한 다딩에서의 샤워를 즐겼습니다. 그렇게 개운하고 시원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 모든 임무를 완수하고 씻는 이 샤워란 우리의 쌓인 피로를 씻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씻고 다시 산을 타고 내려오자 몸은 다시 땀으로 젖고 발은 진흙으로 더러워졌네요. 그래도 우리는 행복했습니다.

# ’정말‘ 생명의 쌀

다딩의 아침 해가 떴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생명의 쌀 나누기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현지 목사님은 주변 교회 네 곳을 알아보고 쌀이 필요한 가정의 명단을 추렸습니다. 총178가정입니다. 현지 목사님은 노트에 빼곡히 적어놓은 명단을 가지고 기쁜 미소를 지으며 교회 앞에 섰습니다. 현지 목사님은 “2015년 지진과 코로나로 생활이 매우 어려워졌는데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우리 팀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품목을 준비했었지만 더 많은 가정에 좋은 쌀을 주기 위해 질 좋은 쌀로 통일했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한국에서 이 먼 다딩까지 와주신 분들이 있다. 네팔을 사랑해서 와 주신 것입니다. 오늘 쌀나누기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이 다딩에 더욱 퍼져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한국 팀을 위해 하나님께서 함께 해달라고 기도합시다.”라며 교회 앞에 빼곡히 모인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기도하고 찬양하고 마침내 한 명 한 명 명단을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명단을 부를 땐 그저 적어 놓은 이름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서로 아는 사람인 것처럼, 누구누구 엄마 누구누구 아들 이런식으로 명단을 불렀습니다. 멀리 떨어진 동네에서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동네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과 가족들을 잘 안다는 것이 신기하고 정겨워 보였습니다. 무더운 날이었지만 모두에게 밝은 미소가 한가득이었습니다. 우리 팀원들도 신나게 쌀포대를 이고 현지 분들의 어깨에 올려주었습니다.

아이들도 신이나서 교회 앞 풀밭에서 뛰며 좋아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귀여워서 바라보고 있는데, 한 남자분이 인자하게 웃으며 보고있었습니다. 우리가 다딩에 있는 동안 밥을 해주시고 모든 일을 도맡아 우리의 불편함이 없도록 신경써주시는 실바도르따마 아저씨였습니다. 저는 두 손을 모아 인사했습니다.

“저이머씨” (예수님이 승리하셨습니다) “저이머씨”

실바도르따망 아저씨가 미소를 머금고 인사를 받아주었습니다.

“저 아이가 내 작은 딸이에요.”

“그렇군요! 옆에 있는 아이는 자매인가요?” “아니에요 저 아이는 부모가 따로 있는데 둘 다 네팔을 떠나 외국으로 나갔어요. 애 엄마는 말레이시아로, 애 아빠는 쿠웨이트로 갔어요.” “그럼 아이는 누가 돌보나요?” “이모가 여기 있어요. 그 집에서 자라고 있죠.” “부모님이 외국에서 돈을 보내주시나요?” “보내줘요. 네팔은 임금이 턱없이 적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다른 나라로 나가죠. 나도 어떻게든 돈을 벌고 싶은데 벌써 50살이 넘었어요. 네팔에서는 50대가 되면 일자리를 얻기가 매우 어려워져요. 40대가 ‘맥시멈’이에요.” “그렇군요. 그럼 어떻게 생활을 유지하세요?” “나는 공사장이나 소일거리들이 들어오면 가리지 않고 하고 있어요. 그렇게 해도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요. 마침 어제 큰 아들 학교에서 전화가 왔었어요.”

“아들도 있으시군요?” “지금 저 쪽에 떨어진 컬리지를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학비가 많이 밀렸어요. 학비를 안내면 학교생활을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어제 전화와서 이야기 하더라구요.” “학비가 얼마죠?” “일 년에 64000루피예요.(한화로 약 64만원) 일년간 나눠서 내게 되는데 지난 학기에 1300루피를 내고는 못냈어요.” ”그렇군요. 학비를 충당하기 쉽지 않겠어요.” “그렇죠. 그래도 오늘은 행복해요” 실바도르따마 아저씨가 순수한 미소를 가득 지었습니다. “왜 행복하세요?” “얼마 전 쌀이 다 떨어져가서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그런데 목사님에게서 ‘쌀을 준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하나님께서 제 기도를 응답해주신 거예요. 오늘 정말 행복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25kg쌀 한 포대면, 아이가 많은 가정에서는 2-3주정도, 비교적 적은 집은 한 달을 먹고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쌀이 채워져서 행복하다는 실바도르따마 아저씨의 기쁨이 한달을 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나누는 이 생명의 쌀이 ‘정말 생명의 쌀’이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작은 것에도 크게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양하는 다딩 믿음의 사람들. 이들에게 작게나마 소망과 기쁨을 줄 수 있기를 소망하게 됩니다. 이처럼 귀한 일에 우리가 참여할 수 있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생명의 쌀 나누기를 하기 전 팀원들이 함께 마을 사람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딩 비져여 교회 목사님이 쌀을 수령할 대상자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함께 대화를 나눈 실바도르따마 아저씨와 함께 쌀 나누기 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번 생명의 쌀 나누기 행사에 여러분이 드린 맥추감사헌금에서 299,801루피(한화 300여만원)을 사용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원문: 서울광염교회 광염게시판 (2023.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