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바깥에 나가면 인도 쪽 바닥이 벽돌로 촘촘히 메꿔져 있습니다. 네팔 선교를 한창 준비하던 어느 날 늘 무심코 지나가던 그 거리의 한 구석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 치의 틈도 없이 촘촘하게 붙어있는 벽돌 사이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그 틈 사이로, 한 움큼의 풀이 자라있었습니다. 네팔의 첫쨰날 둘째날 일정을 돌아보며, 머릿속에 계속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네팔 청년봉사단 4팀의 첫 일정은 몸으로 봉사하는 것이 아닌, 눈으로 우리가 봉사하고 도울 그 나라를 보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네팔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곳이라 여겨지는 그들의 화장터이자, 네팔 힌두교의 중요한 장소인 파슈파티나트 사원에 갔습니다.
“모든 종교의 꽃은 죽음입니다” 함께 파슈파티나트에 간 선교사님이 그곳에 이르자 한 말입니다. 그 말은 즉, 모든 종교는 결국 인간의 너머에 있는 것, 죽음 너머의 있는 것을 해석하고 다룬다는 것이었습니다. 부활을 믿고 천국을 믿는 것이 기독교에서 중요하듯, 힌두와 불교가 합쳐진 종교가 온 나라의 기반이 되는 이곳 네팔에서는, 파슈파티나트에서 그들이 믿는 그 ‘신’의 축복을 받으며 죽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그 ‘죽음’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청년들이 여러 개의 조로 나뉘어 그곳을 눈으로 담고 또 땅을 밟으며 속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네팔의 사람들은 운명과 윤회를 믿습니다. 삶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그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기에, 그들은 주어진 자신의 상황에 순응하며, 더 나은 삶을 위해 발버둥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죽음을 위해 죽어가는 가족들의 몸을 이끌고 이곳 파슈파티나트로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그저 더 잘 죽기 위해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믿는 그 종교는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견고히 쌓인 벽돌들이었으며, 한 개인이 부술 수 없는 벽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벽으로 인해 막힌 그들의 삶의 강은, 고이고 썩어가며 이상한 냄새로 진동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그들이 화장터로 사용하는 겐지스 강 처럼 말입니다.
그 썩어가는 강물의 이름이 무엇인지 애써 유심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 웅장한 사원을 짓는 인간의 마음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았습니다. 그것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죽음에 대해, 삶에 대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두려운 인간이, 결국 하나님을 찾지 못해 자신의 두려움을 채우기 위해 지은 웅장한 사원 파슈파티나트, 그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 생긴 수많은 종교 행위와 의식들을 우리는 이날 목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땅의 한복판에, 우리 청년들이 틈없는 벽돌 사이로 솟아난 새싹처럼, 환하게 자라있었습니다. 그 두려움의 벽돌 틈 사이로, 여전히 그리스도로 인해 예배하고 행복한 청년들이, 그리고 더 나아가 그곳에서 정착해 믿음으로 소망으로 삶을 살아가는 선교사님들이, 그 무엇도 뚫고 나타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새싹을 싹 틔우고 있었습니다. 그 놀라운 현장에서 글과 사진으로 기록을 남깁니다.

네팔 청년 봉사단 4팀이 인천공항에서 [사진 박서윤]
네팔의 첫 아침은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며 말씀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네팔 땅에서도 찬양과 기도 소리가 우리 청년들을 통해 울려 퍼졌습니다. 말씀 나눔 후에 숙소에서 제공되는 아침을 먹고, 선교사님을 맞았습니다. 선교사님과 함께하는 첫 시간 역시 예배로 함께했는데, 우리가 이곳에서 그 무엇보다 예배자로 바로 서야 함을 다시 한번 기억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특별히 네팔로 떠나는 날 생일인 청년이 있어, 전날 챙기지 못한 생일을 함께 축하해주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특별히 선교사님 가정에서 저희를 환영하며 망고를 사서 오셨습니다. 상큼하고 달콤한 네팔 망고를 먹으며 하루 사역할 힘을 또 얻는 청년들이었습니다. 잘 사역하기 위해 또 잘 먹는 청년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모임이 끝난 후 간단하게 가져온 짐과 구제물품을 정리하고 분류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네팔에서 첫 외출 일정을 가졌습니다.













첫 주요 일정은 앞서 말한 파슈파티나트 사원 땅 밟기 였습니다. 청년들은 낯선 사람들의 모습과 분위기에 놀라고 당황하면서도, 우리가 선교할 그 나라의 모습을 눈으로 담으려고 애썼습니다. 네팔은 ‘몬순’ 이라고 해서 현재 우기 기간인데, 이날 저희가 사원에 도착하자 날이 개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땅밟기를 마친 뒤, 다음날 활동할 물품들을 구매하고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네팔에서 첫 일정이었고, 또 고산지대라 체력이 빨리 고갈되는 특성이 있어서 청년들에게 휴식시간을 주었습니다. 많이 피곤하고 힘들텐데 많은 청년이 자발적으로 추후에 현지 교회에서 하게 될 공연들을 연습하고 또 보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함께 하니 또 행복해하는 청년들을 보며, 우리의 이 행복이 이 네팔 땅에도 전해지길 마음속으로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저녁에 다시 모여 함께 청년봉사단과 네팔 땅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낮에 사원을 방문하고 더욱 뜨거워진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기도회 후 간단한 공지와 나눔을 한 뒤, 마니또를 뽑아 선교 기간 동안 서로의 마음을 챙겨주도록 하였습니다.







[사진 박서윤]
그렇게 네팔에서의 2일 차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벽돌로 촘촘히 포장된 인도 위에 어떻게 풀이 자랄 수 있었을지 참 궁금했습니다. 짐작건대 벽돌이 깔린 흙 안에 씨앗이 되는 무언가가 있었고, 비가 오고 빗물이 스며들며 서서히 자라나 그 틈을 뚫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네팔 땅에 만연한 종교의 벽돌보다, 우리 하나님이 심으신 예수그리스도의 씨앗이 먼저 이 땅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선교사님이 순종하는 빗물이 되어 그 벽돌 안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현지 사람들과 청년들이 복음을 접하게 되었고, 그들이 자라 한 포기 한 포기의 풀들이 되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반하에 우리 청년들이 네팔로 향할 수 있었고, 우리 또한 밝고 환한 주님의 생명의 풀로 그곳에 자리할 수 있었습니다.
벽돌 위에 물을 주는 일은 어리석어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분의 생명수가 임하는 그곳에 생명이 솟아나게 하십니다. 그것이 설령 벽돌이라 할지라도 주님은 결국 그분의 생명을 더한 이들을 통해 그 틈을 파고들고 그 벽을 뚫어, 마침내 견고해 보이던 그 세상의 벽돌들이 흐트러지고 갈라지게 하십니다. 그리고 그분의 생명을 입은 자들은 결국 그 위해 더욱 풍성히 자라나 마침내 꽃 피울 것입니다.
그것은 네팔 땅의 복음화를 위해 힘쓰는 선교사님들의 모습이며, 또 우리 귀한 청년봉사단의 모습이며, 그리고 더 나아가 서울광염교회 성도님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의 생명을 지닌 우리는 삶의 벽 앞에서 무너지지 않습니다. 풀처럼 연약해 보이지만, 결국 우리의 그 연약한 몸이 이 세상의 모든 벽을 뚫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렇게 됩니다. 또 우리교회 재정과 마음이 흘러간 그곳에 어떤 벽이 있든지, 결국 살아나는 역사를 이루실 하나님을 믿고 기대합니다. 특히 이번 네팔 청년 봉사단을 통해 그리하실 하나님을 소망하며 기도합니다. 함께 기도해주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