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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리, 더 깊이

작성자: 김승주

발가락이 간지럽습니다. 아무래도 모기가 한바탕 물고 지나간 듯 합니다.

휴대폰 시간을 확인해보니 새벽 6시입니다. 오늘은 아침 배를 타고 두 군데의 마을을 들러야 하기 때문에 일정이 바쁩니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초췌한 얼굴들이 ‘여긴 어딘가, 나는 누구?’의 질문을 던지며 현실을 파악하려 애쓰는 움직임들이 느껴집니다.

씻지도 못하고 밤새 벌레들의 습격과 싸워가며 쪽잠을 자고 일어난 청년들의 모습은… 사랑스럽습니다.

아 참, 이 곳의 물 색깔은 검은색입니다.

선교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낙엽들이 쌓이고 쌓인 지층을 통과한 지하수는 그런 색을 띤다고 합니다.

색깔이 그래보여도 끓이면 바로 차가 될 정도로 좋은 물이라는 설명을 들었음에도… 차마 손길이 가질 않습니다.

이어서 선교사님이 덧붙인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마시지는 말라’는 당부가 손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검은색 물이 한 통씩 화장실에 비치되어 있다 [사진 김찬혁]

교회에서 준비해준 아침식사는 훌륭했습니다.

정성을 다해서 차려준 식사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입맛은 우리와 비슷합니다.

면요리, 닭요리, 생선, 카레, 등 모든 현지식이 우리 입맛에 거부감 없이 맛있습니다.

[사진 김승주]


짐을 챙기고 있는데, 선교사님이 팀을 둘로 나눠보자고 합니다.

마침 교회에 침례식이 있는데 소수 인원들이 남아서 참관하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팀을 둘로 나눴습니다.

저는 먼저 이동하는 팀을 인솔하고 팀장을 비롯하여 소수 인원은 뒤에 남아서 침례식에 참관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침례식이 큰 감동과 은혜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온 몸을 담그는 침례의 방식으로 세례를 베푸는 인도네시아 현지교회의 신앙 문화가 색다르면서도 깊은 울림을 남긴 듯 했습니다.

[사진 원솔찬]

팀의 일부가 침례식에 참여하고 있을 동안에 먼저 이동하기로 한 팀은 부지런히 짐을 배에 옮겨 실었습니다.

마을들에 나눌 쌀과 생필품, 우리 개인짐과 공연짐을 싣자 배는 가득 찼습니다.





30분 남짓 해안선을 따라 배를 타고 가자 우거진 수풀 사이로 부두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무거운 쌀과 짐을 옮기는 데에는 체대를 다니는 형제들의 기여가 컸습니다.

튼튼한 형제들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요.

초록이 무성한 숲길을 얼마간 걷자 아름다운 깜뽕뜽아 마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진 김찬혁]








깜뽕뜽아 교회에서 드린 예배에는 장년과 아이들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그렇지만 사역의 초점은 아이들에게 맞췄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워십 춤과 스킷드라마를 보여주자 역시나 아이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몰입합니다.

예배 후에 아이들을 위한 주일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내가 만난 하나님 그리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하나님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깜뽕뜽아 교회에서 사역을 마치고 다음 마을인 떨룩거바우 마을로 가려 하는데 썰물 때라 배가 뜰 수 없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또다시 하염없는 기다림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습한 더위 속에서 서서히 탈진해가며 기다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오토바이 소리가 들렸습니다.

깜뽕뜽아 교회와 떨룩거바우 교회의 사역자들과 성도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와서 우리 팀을 데리러 온 것이었습니다.

난생처음 오토바이를 타 보았습니다.

정글 숲속길을 아슬아슬하게 질주하는 오토바이 위는 상쾌했습니다.

3시간 가량을 기다리며 지친 몸이 힐링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이란 것은 알고 있었는데 직접 타 볼 줄은 몰랐습니다.

오토바이… 참 매력적인 교통수단이었습니다.

[사진 조예진]

[사진 강진석]

떨룩거바우 교회에서 우리 팀은 워십과 깃발춤을 선보이고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드림 트리(Dream Tree)”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각자가 가진 꿈을 꿈나무로 표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제공해준 저녁을 먹고 곧바로 장년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여러번 현지 예배를 드려서일까, 이제는 인도네시아어로 진행되는 예배가 익숙해졌습니다.

덕분에 예배에 집중하기도 훨씬 수월했습니다.

찬양도 귀에 익고 기도 등의 여러 예배 순서도 익숙해져서 예배에 보다 잘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선교 기간 동안 여러번 감탄한 것은 청년들의 성숙한 모습이었습니다.

팀 경건모임 때의 나눔을 들어보면 다들 체력적으로나 심정적으로 한계에 부딪힌 상황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몰랐을 정도로, 청년들은 그 순간들을 참아내고 인내하고 자신의 몫으로 감당했습니다.

자신의 책임을 다할 줄 알고,

자기 보다 공동체를 위할 줄 알며,

옆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고 기도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다음 세대 교회가 여기 있습니다.

사랑합니다.

원문: 서울광염교회 광염게시판 (2019.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