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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나누는 기쁨, 청년봉사단 4팀

작성자: 석상윤

네팔 선교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글을 씁니다. 비행기는 네팔 상공을 떠나 경유지인 인도로 향한지 한참이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곳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소란스럽고 무질서한 거리, 처음엔 낯설고 힘들었던 네팔 특유의 냄새, 이마에 붉은 점을 찍은 다른 피부의 사람들, 신호등 없는 거리, 사역했던 루브지역의 양철 교회와 초원 위에 있는 티벳 난민학교, 매번 모이던 숙소 2층 세미나룸, 티 없이 맑고 사랑스러운 선교사님 가정의 자녀들과, 함께 땀 흘리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찬양하던 모든 순간. 땀과 웃음과 눈물로 가득했던 그 시간을 톺아봅니다.

저희 팀이 네팔에 도착했을 때는 네팔의 장마철인 ‘몬순’기간이었습니다. 몬순 때는 보통 하루에 꼭 한 번씩은 비가 오는데, 신기하게도 저희가 사역하는 날 동안에는 단 한 번도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비포장도로와 흙바닥이 도로의 주된 형태인 네팔이기에 비가 오면 사역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비가 오지 않아 예정된 사역을 모두 무사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박서윤]

현지 교회인 리빙밥티스트교회의 십자가

다만 그래서 생긴 한가지 문제는 바로 ‘더위’였습니다. 몬순 기간에 비가 며칠째 오지 않는 네팔의 날씨는 매우 건조하고 더웠습니다. 하지만 그 더위가 유독 더 힘들었던 것은 저희가 사역하는 리빙밥티스트교회가 얇은 철판으로 지어진 ‘양철 교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엔 교회의 허름함에 놀랐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더위였습니다. 철판이 열을 흡수해 안으로 빨아들이고, 내부는 창문이 나 있지만 맞바람조차 불지 않았습니다. 유일하게 더위를 식히는 용도인 천장에 달린 큰 선풍기 두 개는 뜨거운 바람을 순환시킬뿐더러, 심심치 않게 정전 되는 네팔의 전기 상황으로 가동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6평 남짓 되는 그 교회에는 목사님 가정과 한 성도님 가정이 양쪽에 조그만 방을 내어 살고 있었고,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운 그곳에 50여 명의 성도들이 늘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날은 저희 팀원과 새로 초청된 주변 마을 불신자분들을 합해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 좁은 공간에서 함께 했습니다.

리빙밥티스트교회 정문

교회 내부사진

교회 뒷편에서 본 외부 사진





현지 교회 목사님 거주 공간 외부

현지 교회 목사님 거주 공간 내부

오히려 밖으로 나왔을 때 무더운 날씨가 더 시원하게 느껴지리만큼 뜨거운 교회였지만, 네팔 교회 성도들은 그보다 더 뜨겁게 찬양하고 예배드렸고, 저희는 바깥에 의자를 놓고 앉아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찜통 같은 교회 안에서, 저희는 준비한 공연을 하나둘씩 기쁨으로 나누었습니다. ‘Sin Chair’ 라는 죄에 대한 경각심은 재밌게 풀어나가는 무언극으로 시작해서, 워십, 인형극, 밴드 팀 이렇게 네 가지 공연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했고, 마지막으로는 저희 팀이 함께 현지 교회 분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덥고 짜증이 났습니다. 왜 이곳에서 이러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준비한 찬양을 부르고 또 그 찬양으로 네팔 교회 성도님들을 축복하던 그 순간, 저는 조금도 덥다고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저 기쁨으로 감당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날 나눔 시간에 듣게 된 한 청년의 나눔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뜨거운 사랑은, 그 어떤 고난도 견디게 한다는 것을 이 날 마음속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 고설욱]



현지 교회의 아이들이 우리팀을 위해 워십 공연을 준비했다














[사진 박서윤]

















그리고 이날 저희 팀은 하나님의 또 다른 놀라운 일하심을 경험했습니다. 그날 저희는 그저 뜨거운 더위를 버텼고, 그저 준비한 공연을 성도님들 앞에서 보여주었을 뿐이었습니다. 그저 포기하지 않고 함께 했을 뿐이고, 그저 웃으며 현지 교회 성도들을 마주한 것이 다일 뿐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날, 마을에서 초청한 사람 중 15명 남짓한 인원이 회심하고 예수님을 믿기로 결정했습니다. 놀라운 하나님의 일하심이었고, 소식을 현장에서 들은 저희 팀원들 역시 어안이 벙벙하고 믿어지지 않았지만, 마음속에 차오르는 기쁨을 모두가 함께 느꼈습니다. 우리의 순종만 있으면,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예배가 끝난 후 현지 교회에서 우리팀에게 네팔 전통 모자와 천을 선물해주었다




회심의 기쁨을 이어받아, 오후에는 우리교회에서 오랫동안 해온 ‘생명의 쌀’ 나눔을 리빙밥티스트교회에서 진행하였습니다. 네팔에 어려운 100가정을 섬겼는데, 이 날은 리빙밥티스트교회와 주변 마을에 있는 가정 총 70가정을 위해 생명의 쌀 준비했고, 다음 날은 티벳 난민학교와 티벳 교회 교인 중 어려운 30가정에 생명의 쌀을 섬겼습니다. 최대한 많은 가정을 섬기기 위해 현지 교회와 연결이 있는 도소매를 하는 분에게서 미리 쌀과 곡식을 주문해서 교회 창고에 받아놓았고, 리빙밥티스트교회에서는 청년들이 그것을 전달해서 나누어주는 역할을 했고, 티벳 난민학교에서는 쌀을 이고 집집마다 배달해주는 일을 하였습니다. 생명의 쌀 나눔은 네팔인 한 가정이 최소 한 달 이상 먹고 사용할 수 있는 분량과 함께 필수 생필품 7가지로 구성되어 한 가정에 나누어졌습니다. 한 가정당 쌀 25kg, 콩 2kg, 잡곡 2kg, 식용유 2l, 소금 1kg, 설탕 2kg, 비누 2개씩 배분해서 나누어주었고, 이 일을 위해 여러분이 드린 맥추감사헌금에서 300만원을 사용하였습니다.

[사진 박서윤]

















무거운 쌀을 옮기는 청년들의 얼굴에는 이상하게도 전보다 더 환한 미소가 있었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쌀과 식료품을 현지 아주머니에게 건네주자, 아주머니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났습니다. 그 순간 우리가 전하는 것이 그저 쌀이 아닌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교회의 사랑과 행복을, 하나님의 사랑과 행복을 부단히 전한 그곳에 육의 생명이, 그리고 하나님이 주시는 영의 생명이 샘솟을 줄 믿습니다.

예수님을 믿지는 않지만 몸이 불편한 한 할아버지께서 우리 팀에 기도 요청을 했다



이어서 또 한 분의 몸이 불편한 현지 교회 성도님도 우리팀에게 기도요청을 했다

사역 기간 동안 저희 팀은 유독 아픈 팀원이 많았습니다. 가볍게는 배탈과 복통에 이어서, 심하게는 열이 나고 몸살증세를 겪는 인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티벳 난민학교 일정을 갈 때에는 아픈 청년 세 명과 간호하는 인원 두 명을 숙소에 남겨두고 향했습니다. 우리의 계획과는 전혀 달랐지만, 놀랍게도 티벳 난민학교에 아이들 인원수와 다섯 명을 두고 간 저희 청년들의 인원수가 딱 적절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를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또 준비해온 공연을 하고, 같이 밥을 나누어 먹으며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여전히 덥고, 몸은 아프고, 앞선 일정들로 지친 상태이지만, 나중에 소감을 나눌 때 이 날 이곳에서 일정이 참 좋았다는 고백이 많았습니다.

[사진 고설욱]

티벳 난민학교 사역을 시작하기 전 함께 기도하는 청년봉사단 4팀


























[사진 박서윤]

이곳에서도 생명의 쌀 나눔을 진행하였다










티벳 난민학교에서는 생명의 쌀을 집집마다 배달해주었다








현수막과 너무 잘 어울렸던 티벳 난민학교 앞 마당

힘들지만 마지막 힘을 쥐어짜 점프샷을 찍어보는 청년봉사단 4팀

티벳 난민학교 사역을 하면서 계속 두고 온 청년들이 신경 쓰였는데, 감사하게도 그곳에 역시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습니다. 간호 역할로 숙소에 남은 양세연 청년이 후에 소감으로 쓴 글이 있는데, 그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또 나누고 싶은 한가지는 티벳난민학교에 가는 날 예나와 함께 숙소에서 아픈 팀원들을 돌보게 되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스스로도 신기할 정도로 바로 ‘이것 또한 주님의 계획 안에 있고 이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으시겠구나’ 라는 고백이 나왔다. 한국에서부터 선교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했던 기도 중 하나가 ‘나의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 또한 하나님의 크신 계획 안에 있음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하나님의 계획에 순종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간 되게 해주세요’ 였다. 일정을 함께하지 못하고 숙소에 남게 되는 상황은 내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그럼에도 기도로 대비했기 때문에 바로 순종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셨다.”

[사진 박서윤]

네팔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몇번의 난기류를 만났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선교지에 살아 비행기 탈일이 매우 잦았음에도 난기류에 몸이 움츠러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난기류가 계속되며 비행기의 흔들림이 격해지자, 저희 팀원 중에 비행기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청년이 떠올랐습니다. 좌석이 멀리 떨어져 있어 무언가를 해주지는 못했지만, 그래서 되려 마음속으로 그 친구를 위해 한 번 더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불안을 일으키는 것뿐인 줄 알았던 흔들림이, 누군가를 향해 더욱 마음 쓰게 만드는 촉매가 된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기도는 팀원들을 향한 기도로, 이번 선교의 안정을 위한 기도로, 또 저 자신을 위한 기도로 이어졌습니다. 흔들림이 잦아들고 비행기가 안정을 되찾자, 흔들리던 그 순간이 제가 그 어떤 때보다 간절히 기도하던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과 깨달음을 글로 담아 선교 첫날 팀원들에게 읽어주었습니다.

“흔들리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흔들림은 우리에게 불안을 주지만, 동시에 긴장감을 줍니다. 휘청거리는 그 삶 가운데서 우리는 삶의 불안정성을 보지만, 그 뒤에 완전하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을 바라볼 때 우리의 휘청거림은, 걸음마를 떼기 직전의 과정이 되고, 완전한 그분 안에서 행해지는 안전한 리허설이 되며,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춤이 됩니다.”

팀원들이 아픔으로 인해서, 우리의 계획과 다름으로 인해서, 내가 생각했던 선교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음으로 인해서,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흔들림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하나님께 우리의 순종을 내어드리는 순간이었고, 더욱 더 큰 은혜를 경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많은 흔들림이 있었던 선교였습니다. 교역자로 가는 첫 선교이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작음을 많이 본 만큼, 하나님의 크심을 더욱 더 경험할 수 있는 선교였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가 지쳐도, 아파도,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려도, 힘들고 어렵고 속상해도, 우리의 삶을 조화롭게 아름답게 이끄시며,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마음과 생각과 상황과 능력을 주시는 분이심을 청년들을 통해 다시한번 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상황도 상태도 달랐지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를 경험했습니다. 성령님이 우리 안에서 역사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완전하시고, 그분은 선하십니다.

[사진 박서윤]

마지막 날 선교기간 서로를 챙겨주기 위해 시작한 ‘마니또’ 공개 시간을 가지며 작은 선물을 교환했다





선교사님과 마지막으로 함께 모여 소감을 나누고 축복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팀을 위해 한명씩 선물을 챙겨준 선교사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 아래에서, 그분의 몸이 되기로 순종한 한 공동체가, 어떻게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께 쓰임 받으며, 누군가는 손으로, 누군가는 발로, 누군가는 눈으로 코로 입으로, 그 역할을 온전히 다하며 하나님께 쓰임 받는지를, 그렇게 하나님 안에서 한 몸 되어 움직이는 교회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그리고 그 교회가 행하게 되는 그 일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놀라운지를, 너무 깊이 알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는 네팔 선교를 떠난 청년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 아래에 한 몸 된 우리 서울광염교회 모든 성도님과 교역자들 역시, 비록 각자의 상황과 역할은 다르지만, 우리가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 앞에 바로 서고,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이 자리가 선하다고 고백하고 순종할 때, 하나님은 우리교회를 통해 지금껏 그래 오셨듯 놀라운 일들을 행하십니다. 이번에 우리 청년들이 이렇게 교회의 발과 손이 되어 먼 네팔 땅으로 향해 교회의 사랑을 전해줄 수 있게 한 것 역시, 그 뒤에 보이지 않는 성도님들의 애씀과 기도와 헌신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심장이 되고 폐가 되고 오장육부가 되어, 끊임없는 삶 가운데의 노력과 섬김으로 우리 청년들이 손과 발이 되어 그곳을 향할 수 있게 한 성도님들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을 교회를 통해 이루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찬양 올려드리며, 그 모든 것 주님이 하셨음을 고백합니다. 사랑합니다.

원문: 서울광염교회 광염게시판 (2023.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