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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남주고, 승리합시다 !

작성자: 옥지호

    대학원에는 연구조사방법론이라는 과목이 있습니다.
    논문에서 자신이 주장하는 것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수치와 데이타를 활용하는 수학적 기술들을 배우는 과목입니다. 쉽게 말해서 학부 과정에서 확률/통계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인문학 대학원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과목을 힘들어 합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때도 인문계였다가,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수학에 관해 관심을 끊은지 10년 가까이 되다가, 다시 수학을 공부하려하니, 속된 말로 머리에 쥐가 나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지만, 학부에서는 수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연구조사방법론은 너무 즐겁고 재밌는 과목이었습니다. 학부때 따로 관심 있어서 공부했을 정도로 대학원 과정에서 이 분야는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강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동기들은 많이들 어려워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시고 책에서 배우는 내용은 심오하고 정확했지만, 너무 어렵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더 재밌고 쉽게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아서 학기 중에 자청해서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따로 세미나실을 빌려서 알고 있는 것을 동기들과 정기적으로 나누었습니다. 수업이 끝나면 수업 내용에 관해서 복습하며 기초부터 탄탄히 공부했습니다. 동기들이 참 고마워 했습니다.

    특히 그중에, 군대에서 오신 형님들이 좋아하셨습니다. 이 형님들은 사관학교를 나온 후에 군대에만 쭉 계시다가 위탁교육을 나오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공부를 접은지 10년 가까이 되기 때문에 학교 다니는것을 많이 어려워하십니다. 그래서 특히 더 고마워 하셨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것으로 도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배워서 남주자는 평소 생각을 벌써부터 이룰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렇게 기말고사가 끝나고 성적 공지가 떴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제가 가르쳐 준 동기들 중 군에서 오신 형님들이 저보다 시험을 다들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보니 형님들의 성적이 높아서 제 등수가 밀려 등급이 한단계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제 성적은 제가 받은 등급에서 제일 위에 있었습니다. 윗등급에서 단 한명만 없었더라도 등급이 올라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에 마음이 어려웠습니다. 순간 ‘괜히 했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저를 보자 깜짝놀랐습니다. 저는 남들에게 가르쳐 주면서도 제가 성적이 당연히 더 잘 나올 것이란 우월감이 있었나 봅니다. 동기들에게 알고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섬김이 아니라 교만에 근거했었나 봅니다.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회개하고 이런 것에 연연해 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공부해서 남줄 수 있음에 자족하고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로 변화가 생겼습니다. 형님들이 진심으로 저를 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필요로 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논문 쓸 아이디어가 있으면 서로 대화하면서 협력하는데,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형님들이 알려주기도 하셨습니다. 서로 아는 것을 나누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게다가 몇달 전에 군 관련된 분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 한 형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잘 해결된 일도 있었습니다. 삶의 어려움이 있으면 충고도 해주시며 귀한 삶의 동역자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분들을 통해 비전을 확신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된 것도 이분들을 통해 얻은 유익입니다.

    일 년이 지나 돌아보니, 성적을 한 등급 낮추는 대신에 소중한 사람들을 또 얻었습니다. 성적을 받는 순간에는 눈 앞에 있는 것만 보였지만, 멀리보고 길게보면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것을 얻었습니다. 당장 손해보는 것 같았지만 결국에는 득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았을때 얻는 유익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사랑하는 청년부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 공부해서 남주며 승리합시다.
    부정을 저지르고, 경쟁하면서 짓누르면 당장엔 유익이 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성적을 높여서 하나님의 이름을 드높이면 하나님도 기뻐하실 것처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목적과 과정과 결과가 모두 선하길 바라십니다. 우리의 공부하는 목적과, 공부하는 과정과, 공부하는 결과 모두를 하나님 앞에 올려드립시다. 그리하면 결국에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더 큰 것을 주실 것입니다.

    사랑합니다.
    개강을 앞두고 있는 많은 지체들, 2009년 전반기도 신나게 공부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