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모래 위로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합니다. 그 위를 첨벙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쓸려나가는 모레들 사이로 가끔 반짝이는 조개껍질을 발견하곤 집어 듭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물처럼 주머니에 고이 넣어두었다가 집으로 가져옵니다.
이와 겹쳐 보이는 비슷한 장면이 있습니다. 어릴 때 다큐멘터리에서 본 사금을 걸러내는 장면입니다. 물과 모래가 섞여서 담긴 패닝 접시를 흔들며 이리저리 돌립니다. 출렁이는 물과 모래가 점점 줄어들다 이내 반짝이는 금 조각들만 그릇에 남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것이 참 신기했던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흔들리는 것에서 우리는 보물을 발견합니다. 일상을 벗어나 삶을 이리저리, 예측할 수 없는 지경으로 흔들어나갈 때,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 삶에, 우리 안에 심어 놓으신 보물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출렁이는 삶 속에서 불순물은 사라지고, 반짝이는 것들만이 드러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54교구 양양 국내 전도는 여러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교회 천장이 시야에 들어오고, 아래로는 교회 의자 가죽의 촉감이 느껴졌습니다. 어느새 양양 사랑교회에서의 세 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청년들도 이제 이곳에서의 일과가 익숙한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일어나 각자 할 일을 합니다. 주방에서는 일찍 일어난 요리팀이 소시지를 굽는 소리가 한창이고, 샤워하는 소리와 양치질하는 소리, 드라이기 소리와 얼굴에 로션을 두드리는 소리가 기분 좋은 교향곡처럼 한데 어울립니다. 준비할 것이 많아 분주한 아침이지만 중간중간 코러스처럼 웃음소리는 그치지 않고 들려오는 게 참 행복한 하루의 시작입니다.

[사진 석상윤]

다른 숙소에서 머무는 자매들도 하나둘 들어오고, 하루의 첫 시작으로 함께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말씀을 함께 나눔으로 서로를 알아가고, 오늘 하루 하나님이 주시는 힘을 얻었습니다.

나눔이 끝난 후에는 요리팀에서 정성스레 만든 아침을 함께 먹는데, 여기저기서 연신 감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국내 전도는 간단하게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 게 일반적인데, 요리에 은사가 있는 청년들의 섬김으로 매 끼니 감탄이 나오는 식사를 했습니다. 별거 아닌 재료로 뚝딱뚝딱 별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국내 전도를 여러 번 간 목사님에게도 신기한 일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이번 국내 전도에는 ‘요리팀’이라는 이름으로 사역을 감당하는 다섯 명의 청년이 있습니다. 평소 요리에 조예가 깊은 한 청년을 중심으로 꾸려진 팀인데, 팀원들이 힘내서 사역할 수 있도록 매 끼니 최선을 다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고 있습니다. 요리팀 팀장인 청년은 평소에는 조용히 교회를 나오는 청년인데, 요리를 잘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국내 전도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더 그 재능이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재능과 함께, 옆에서 든든한 조수로 도와주는 다른 청년들 덕분에, 요리팀이라는 놀라운 보물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재료도 시간도 제한적이지만 항상 사랑을 담아 청년들을 먹이는 그들을 통해, 국내 전도가 더 힘차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아이들과의 시간을 맡은 주일학교팀은 예정된 물놀이 활동을 하기 위해 아침부터 짐을 싸고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주일학교 팀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어젯밤 나눔 때 같은 조에 있는 두 주일학교팀 청년을 통해 주일학교 네 명의 아이들을 위해 하나님이 청년들을 보물로 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더 사랑할지 고민하는 청년들의 모습 속에, 아이들과 활동하며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웃음꽃이 피어나는 이들의 모습 속에, 아이들을 사랑하신 예수님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습니다. 그 보물 같은 청년들이 오늘 활동을 위해 차를 타러 가는 모습을 눈에 담으면서, 그들이 오늘 하루 사역을 잘 감당하리라는 확신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사진 하성민]



같은 시각에 주방에서는 요리팀이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초계국수와 육전을 만들기 시작했고, 나머지 청년들은 함께 교회에 모여 오늘 있을 전도집회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교회를 정리하고, 청소하고, 어르신들께 드릴 선물을 준비하고, 전도 건빵에 현지교회 스티커를 붙이는 등 여러 작업을 분주하게 하다 보니, 어르신들을 모시러 간 목사님의 차가 어느새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석상윤]





환한 미소로 어르신들을 반기고 있었지만, 청년들의 마음속에는 내심 오늘 맡겨진 사역들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 해보는 국내 전도, 처음 마주하는 어르신들과의 시간, 처음 해보는 공연과 프로그램들을 앞두고,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도했을 것 같습니다. 두렵지만 그 누구보다 환하게 웃으며, 서툰 손으로 어르신들의 손을 꼭 잡고 가는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흔들림 속에 반짝이는 보물을 발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회를 맡은 청년의 간단한 시작 멘트 후에, 처음으로는 어르신들 손에 봉숭아 물을 들이고, 또 얼굴에 팩을 해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손은 소녀 시절처럼 다시 아름다워지기를, 얼굴은 젊었을 때처럼 다시 탄력이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주저하던 분들도 시간이 지나자, 하나둘 손과 얼굴을 청년들에게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손과 손이 맞닿고, 얼굴에 손이 닿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듯했습니다.















첫 번째 활동이 끝난 후, 두 번째로는 이제 어르신들의 외모가 아닌, 내면을 채워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일명 ‘웃음 치료’활동이라고 명명한 이 활동은, 한 청년이 웃긴 복장을 입고 나와 ‘웃음 치료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평소에 조용하고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이 청년이, 과연 이 프로그램을 잘 해낼 수 있을지 솔직히 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대에 오른 순간, 정말로 전문 웃음 치료사가 된 것처럼 능숙하게 그리고 너무 재밌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며, 같이 프로그램을 준비한 팀원들도 감탄을 그치지 못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박장대소를 할 정도로 프로그램을 잘 정리한 청년을 보며, 또 하나의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의 함박웃음 속에서 프로그램이 잘 마쳤는데, 원래 예정된 식사가 준비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예상 밖의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하기로 했던 설교를 앞당겨서 하게 되면서, 이헌택 목사님이 어르신들을 향해 복음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설교 후에도 여전히 식사 준비가 덜 되어서, 공연팀 청년들이 기지를 발휘해 즉흥으로 트로트 공연을 하면서, 식사까지의 시간을 풍성하게 채워주었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반짝이는 청년들의 모습에, 사진을 찍는 제 얼굴에도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준비가 완료된 초계국수와 육전, 열무김치 등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채운 어르신들의 배를 채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더운 중복 더위를 확 가시게 할 초계국수를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행복한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에는 청년들이 준비한 공연들을 하나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전 춤을 춰본 적 없던 청년도, 우스꽝스러운 옷이 너무 부끄러웠던 청년도, 숟가락 난타가 뭔지도 몰랐던 청년도,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주신 그 마음을 품고, 활짝 웃으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공연을 잘 마쳤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함께 축복송을 부르며 어르신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서, 어르신들을 환송하며 선물을 주는 시간으로 전도 집회를 마무리했습니다.































전도집회 후에는 혼자 사는 어르신 가정을 돌면서 생명의 쌀을 전하는 사역을 했습니다. 20가정 정도를 두팀으로 나누어서 방문했는데,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힘들어하면서도 청년들은 이곳저곳 웃으며 준비한 식료품과 생필품을 전달해주었습니다.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전해진 사랑을 받으며, 어르신들은 연신 고맙다고 표현하며 청년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이일을 위해 여러분이 드린 맥추구제헌금에서 100만원을 사용했습니다.













생전 해본적 없는 프로그램들, 계획과 달리 흘러가는 일정, 또 알지는 못하지만 각자의 삶에 여전히 남아있을 고민들로 인해, 끊임없이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양양의 여름은, 흔들림과 함께 반짝이는 보물들을 발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랑을 주러 왔지만,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러 왔지만, 되려 그 가운데서 하나님이 우리 청년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존재인지, 그들이 하나님께 쓰일 때 얼마나 빛나는 사람인지 알려주시는 듯 했습니다.
보물, 하나님의 자녀들은 참으로 이 세상의 보물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지고, 또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보물입니다. 그 보물들을 발견하게되는 국내전도라 참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 보물같은 사람들이 잔뜩 모인 곳, 그것이 교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의 일상속에 마치 흙속에 섞인 사금처럼 스며들어있지만, 하나님이 들어 쓰실때 정금처럼 나오게되는 보물, 아무리 더러운 진흙속에 있어도 그 정체성을 잃지 않는 보물, 그것이 교회이고, 그것이 성도이고, 또 그것이 우리 청년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물 같은 청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보물 같은 교회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보물 같은 성도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참 행복합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청년들도, 모든 성도님도, 우리가 지금 있는 그 자리로 하나님이 부르신 보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길, 그래서 반복된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빛나는 존재인지를 항상 기억하기를 소망합니다.
양양 땅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을 함께 나누고, 주신 마음을 따라 눈물로 기도하고 축복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양양 땅에서 발견한 이 빛나는 보물들을 통해, 이 다음세대들을 통해, 이땅을 새롭게 하실 하나님의 역사가 기대되는 밤입니다. 교회 사랑으로 오늘도 다음세대들은 하나님 안에서 자라갑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