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한 아이가 꽃을 한송이 사 들고 왔어요. 자기는 이것밖에 줄 수 없다고 하면서 탁 놓고 나가는데 쑥쓰러운 듯 나가는데 참 고마왔습니다. 수업시간에 항상 저희반은 무얼 먹습니다. 아이들이 이쁘니까 자꾸 무얼 사주고 싶어지고 그런데 이반 아이들을 사주면 또 저반 아이들 안 사줄수 없으니까 사주게 되고… 하루에 만원은 쓴답니다. 그래도 전 하나도 아깝다는 생각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고 그러죠.
중학교 1학년 수업이 마지막이었는데 항상 그렇지만 많이 떠들더라구요. 전 초등학생들에게는 매를 드는데 중학생들에게는 매를 안들거든요. 아이들도 중학생쯤 되면 많이 성숙했고 아무리 선생님에게라도 맞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절대 때리지 않아요. 저는 아이들에게 항상 그러죠. 난 너희들의 인격을 존중한다. 그리고 너희들을 믿는다. 항상 그래요. 그러면 녀석들은 그런답니다. 우리 믿지 마세요. 선생님! 그러면 또 제가 아냐 난 너희 믿어. 너희는 잘 할 수 있다. 떠들어도 다 그런거겠지 하면서 웃어넘겨요. 속상할때도 잊지만 말이예요.
그런데 오늘은 스승의 날이었어요. 하도 떠들길래 야 그래도 오늘 스승의 날인데 니들 너무한 거 아니야. 그랬죠. 들을 녀석들이 아니죠. 마지막으로 문제를 풀어주는데 분명 새로운 공식을 가르쳐 주고 그 식대로 풀어야 하는데 안풀더라구요. 자기 식들데로 풀어요. 그리고 한 10분 풀더니 답이 맞으니까 아이들은 계속 자기들이 옳은지 알고 그렇게 풀려고 하더라구요. 너무 속상했어요. 야 내가 괜히 이 식을 가르쳐 주냐. 다 너희에게 필요하고 지금부터는 이렇게 풀어야 문제를 쉽게 풀수 있으니까 가르쳐 주는 거 아니야. 선생님 이렇게 해도 풀리 잖아요. 그래도 그렇게 하면 안된다니까. 이렇게 해도 풀리는 데 왜 안되요… 마치 저도 중학생이 된 듯이 막 싸웠어요. 그리곤 속상해서 니들 마음대로 해라. 이제부터는 니들이 하고 싶은데로 해라. 앞으로 나한테 물어보지마. 자식들아. 그러고는 수업 끝냈어요.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갑자기 고등학교 때 학교 수학선생님이 우리들한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혼자서 식만 죽 쓰시고 나가신 모습이 떠올랐어요. 선생님이 화나셨다는 걸 우린 알았지만 상관하지 않았죠. 얼마나 속상하셨을까 선생님 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을 버스를 타는데 속에서 자꾸 화가 올라왔어요. 내가 지들한테 어떻게 했는데. 내가 지들을 얼마나 이뻐했는데 나한테 이럴 수가… 내가 먹을거 사줄라고 쓴 돈이 얼만데(유치하죠? 굉장히. 저도 알아요) 이렇게요. 그러다가 생각했습니다. 이게 내 한계구나. 바로 어제 이 아이들을 더욱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는데… 저는 제가 아이들한테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무얼 바라고 있었던 거예요. 내가 이만큼 해주니까 제들도 내말을 잘 따라 주겠지. 내가 이만큼 사랑해주니까 제들도 날 사랑해 주겠지 하는 바램. 제 힘으론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것인지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주님께 그 아이들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을거예요.
목요 찬양집회에 갔다가 집에 와서 가방을 열었는데 포장지에 옷이 예쁘게 싸여져 있어어요. 그리고 거기에 카드가 있었어요. 열어보고 가슴이 찡하다가 갑자기 웃음이 나왔습니다. 제일 말 안듣는 애의 이름으로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어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지원
이 한마디에 감동했고 또 예쁘고 큰 카드에 달랑 이 한마디라는 것에 많이 웃었습니다.
오늘은 제게 참 의미 있는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을 더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할 거예요. 그게 하나님이 아이들을 가르쳐보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이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