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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배우기

작성자: 이석진

    이제 미국에 온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6개월만 더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벌써부터 연습하고 있습니다.

    돌아가서 1년 만에 뵙는 성도들을 어떻게 감격적으로 인사할까?
    이렇게 인사할까, 저렇게 인사할까?
    계획을 세우고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고 하는 것들이 제 은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은사가 6개월 후 돌아가서 인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그것도 웃깁니다.

    미국에 도착해서 수업 듣고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던 시간에 어느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미국 생활에 적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적응하며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요.

    첫째 다은이가 이제 15살이고 둘째가 13살인데
    목회하고 지내면서 같은 시간대를 산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난 아이들을 잘 알고 교육시킨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와서 느낀 것은 전 우리 아이들을 잘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는지를요.
    이 곳에서 많은 시간을 같이 있으면서 우리 아이들을 경험하고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청년들과 이야기 하면서 격려하고 소망을 주고 했던 수많은 말들이 두 아이와 지내면서 처음 한다는 이야기에 제 스스로 놀랐습니다.
    전 제 두 아이에게 늘 이야기하고 사는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돌아보니 그런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같이 저녁을 먹은 적도 한달에 몇번 되지 않았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두 아이를 배우고 깨닫는 과정이 즐겁고 감사합니다.
    오늘은 한인 마트에 가면서 뭘 먹고 싶은지 물었더니 “순대”랍니다.

    큰 마음 먹고 비싼 순대를 사와서 아이들과 즐겁게 먹고 떠들었습니다.
    이런 행복을 허락하신 하나님과 교회에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주면 우리 청년들이 네팔로 구호활동을 갑니다.
    2000년에 처음 시작해서 벌써 10년째입니다.

    미국에 한달여를 가족들만 남겨놓고 가는 것이 어려워서 교회에 부탁드려 여름에 가지 않고 여기 있기로 했습니다.
    준비하는 강성운 목사와 통화하면서 “함께 가야 하는데..”라는 마음이 듭니다.
    강목사님의 수고가 많이 느껴집니다.

    청년들과 함께하는 역사의 현장에 빠지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아쉬움을 돌아가서 새힘으로 사역하는 동안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시간을 잘 쓰고 있겠습니다.
    아울러 이 땅의 수많은 아버지가 자녀를 배우고 알아가는 시간을 충분히 허락해 주시길 며칠동안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