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우울 모드로 지내고 있답니다.
여기는 안산병원 흉부외과 외래 브리핑룸이에요.
아침에는 브리핑 용으로 사용되지만, 저녁때 교수님들 퇴근하시고
나면 거의 저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먹을거도 많고, 아주 좋은 (저만의) 공간이 되어 버린답니다.
서두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원석군은 우울 모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답니다. 인턴은 누구나 다 우울함을 조금씩 갖고 있다고
정신과 선생님들께서 말씀하셨지만.. 요즘은 우울 모드 & 불량 모드의 지속입니다. 치프 선생님이나 교수님이 ‘주치의 좀 도와주라’고 하면
‘예 알겠습니다.’ 하고서는 낮잠을 자러 당직실로 들어가는.. zzz
이것이 말턴(마지막 인턴)으로 가고 있는-주치의 선생님은 밖에서 완전 썩고 계시는데- 저의 모습이랍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저를 악의 구렁텅이에 초대하고자 이번에 담배좀 배워라, 좋은데(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가자 꼬시는데 제가 좀 우울모드 & 영적 침체모드라 잠시 혹 하기는 했지만 당직실에서 과자와 주전부리를 집어먹는 걸로 유혹을 이겨내고 있답니다. 너무 집어먹어서 당직실에 남아있는 주전부리가 하나도 없군요.. 쩝…
그동안 빠졌던 살도 도로 다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을 벗어나는 인간의 모습이 이렇겠지요?
잘 때랑 밥먹기 직전, 깰 때를 빼고나서는 기도도 잘 안하는 것 같네요.
얼굴에도 여유와 미소가 사라지는 것 같고.. 작은 일에도 짜증만 늘어나고… 극도의 외로움과 견딜 수 없는 우울함 때문에 견딜 수 없이 힘들어지는 때가 종종 있답니다. 기도 좀 부탁드릴께요..
하나님이 미치도록 사무치도록 그리울 때 그가 나와 함께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가 나를 업고 가고 있음을 잊지 않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